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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태어날 아이에게 전하는 아버지의 편지.

동기부엉이 2024.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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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사랑으로 낳은 나의 아들에게.
 
사랑으로 낳았지만 앞으로 살아갈 이 세상에는 달콤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먼저 말하고 싶구나. 태어나 어린이에 다다를 때까지 본능적인 삶에 윤리적인 삶이 주어지다 보니 많이 고통스러울지도 모르겠구나. 하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많을 텐데, 지속적인 통제 속에서 좋은 어른이 되기까지 절제를 해야 할 네 가슴에 몇 번이고 비수가 날아들지도 모르겠고,  그간 쌓일 그 상처들을 헤어보니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네 방을 찾으며 네가 어디가 아프지는 않은지 몇 번이고 확인할 것만 같구나.
부모는 너에게 독립심을 키우기 위해 곁에 오랫동안 머물러줄 수 없겠지. 절대 네가 싫어서 그런다거나 밉다거나 하진 않으니 마음 속에서 피어나는 불안감에 더 불을 지피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사춘기 때는 부모가 미워질 때가 올 거란다. 사춘기는 반항과 방황의 연속일 테니 말이다. 나 자신도 가늠할 수 없고, 자아와 세상의 충돌이 덜컥 겁으로 다가올 수 있단다. 예민해지는 시기다 보니 인간관계의 회의감도 더 크게 오지만, 그럼에도 그 회의감을 이겨낼 수 있는 에너지는 젊음에게 있단다. 그러니 하늘보다 땅을 바라볼 날이 많아진다 해도 절대 너의 잘못이 아니니 어깨마저 처지진 말았으면 한다.
 
아들아, 나는 네가 잘잘못에 대해서 크게 뭐라하진 않겠으나 꼭 지켜주었으면 하는 두 가지 부탁이 있단다. 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죽을 때가 되어서도 큰 도움이 되기도 자산이 되기도 할 테니 가슴속 깊게 두어 필요할 때마다 쓸 수 있길 바란다. 
 
첫 번째는 여성에게 함부로 하지 말거라.
네가 만날 첫번째 여성은 어머니가 될 테지. 나의 얼굴에 침을 뱉어도 나는 웃어넘기며 넘어갈 테지만 어머니의 얼굴에 침 뱉는 일을 한다면 결코 가만두지 않을 거란다. 어머니는 너의 어머니기도 하지만,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일 테니 말이다. 다음은 여성 친구를 만나게 되겠구나. 만약 여성 친구가 때리고 놀리고 자존심을 짓밟는다 하더라도 결코 함부로 입을 놀린다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지 말거라. 그럴 땐 도망가도 괜찮다. 손가락질을 받아 억울한 상황이 닥친들 눈물을 보여도 괜찮단다. 그건 결코 부끄러운 행동이 아니기 때문이야. 오히려 여성을 함부로 하는 남자가 부끄러운 것이니 늘 가슴속 깊숙이 두었으면 좋겠구나.
 
아들의 입장이 아니어서 궁금증이 들 수도 있겠구나. 그러나 세상에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단다. 여성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는 것은 수학의 공식과 같으니 받아들였으면 한다. 결코 여성이 남성보다 약자에 있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란다. 남자가 가장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여성에게서 오기 때문이란다. 살아생전 이를 깨닫는 인간은 몇 없건만, 내게 선물같이 찾아온 네게 내가 줄 수 있는 유일한 선물이란다.  반드시 네게 특별한 힘이 되어줄 거란다.
 
두 번째는 힘이 들면 언제든지 뒤를 돌아보거라. 그곳에는 나와 네 엄마가 늘 서 있을 테니까. 기대어도 좋고, 안고 울어도 좋단다. 아무 말 없이, 대가 없는 사랑으로 너의 등을 토닥여 줄테니 말이다. 살아가다 보면 제자리걸음조차 힘든 순간이 있을 거란다. 특별한 처방은 없다만, 내 이리 살아보니 몇 가지 도움이 된 경험을 들려주려 하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어느 날 문득 큰 벽에 부딪히거든, 제자리걸음이 힘들 땐, 눈을 감고 어둠을 걸어보거라. 앞이 안 보이는 것만으로도 금방 눈이 띄여질 것이란다. 그럼 제자리걸음을 떠나 눈을 뜨고 빛을 향해 제자리걸음을 할 수 있단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 생길 거란다. 그 감사한 마음이 들거든 절대 잊지 말거라. 그 감사한 순간을 기억하면 그 어떤 역경도 헤쳐갈 힘이 생길 거란다.
 
네가 태어나면서 나와 네 엄마는 평생의 행복을 받았단다. 미소가 익숙하진 않다만 너와 네 엄마에게는 아끼지 않을 터이니 따스한 품이 그립거늘 언제든지 오거라.

마지막으로 내 부자가 될 장담은 못하겠다만, 지혜로운 아버지가 되어줄 터이고, 내 아들로 와줘서 고맙다는 말을 죽기 전 할 수 있는 부모로 이것만은 꼭 약속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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