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태어날 딸에게 아버지가 남기는 편지
네가 태어난다면, 정말 행복할 거야. 아들보다도 딸에 대한 애착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클테니 말이야.
부모로선 태어날 너의 행복을 잊지 못해, 무모한 선택에 희망을 갖게 될 것이고, 잘못된 길에도 정답이라 정하며 양심의 끝자락에 서 있을 지도 모를 일이지.
그만큼 너무 소중해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걷는 내 모습이 미래에 가있지 않아도 훤히 들여다 보이는 구나.
네가 바라진 않은 아버지의 모습이겠지만, 그만큼 아이가 주는 사랑은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단다. 그러나 그런 길을 가지 않아야겠지.
그래서 네게도 좋은 어른이 될 수 있게끔 몇가지만 이야기해주려고 한다.
첫 번째, 네가 성장하거늘, 유명해지려고 노력하지 말거라.
여성의 매력은 드러날 수록 그 아름다움이 배가 되지만, 그만큼 명줄이 짧아지는 법이란다. 때로는, 남들이 좋은 옷을 걸치고, 좋은 가방이 손에 들린들, 결코 욕심과 양심을 착각해서는 아니 된다.
여성이라는 존재는 존재 자체가 굉장히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에, 말 한 번의 수와 잔꾀의 수가 남성들과는 좁힐 수 없을만큼 강하고, 특히나 네게도 나이가 든다는 건 그만큼 비밀이 많아진다는 것과 비례하니, 그것을 생각하면 옳고 그름의 결과는 그다지 좋은 결과를 낳지 않을 것이니, 언제든 양심을 버리고 살아간다면 훗날 큰 화가 닥칠 지도 모를 일이지. 인간의 죄는 클수록 드러나기 마련이고 이러한 성공은 너의 좌절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란다.
대부분은 자신이 가진 무기가 얼마나 강력한지 모르고, 그래서 가진 것들을 쉽게 잃기도 한단다.
두 번째는, 뛰어난 재능보다, 감사와 고마움의 언어를 습관화 해야겠지.
만약 나를 닮은 너라면, 세상을 바꿀 계획을 갖고 있진 않겠지만, 좋은 가정과 좋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 노력할지도 모르겠구나.
세상을 살다보면,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로 인해 세상이 변화하는 것을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보게 될 테지. 그러나 네가 가진 무기는 세상을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너 자신과 미래에 함께할 사람을 위함이란다.
가진 게 너무 많거나, 뛰어난 재능을 가지면 방황하기가 쉬울 테니, 그곳에는 더도 말고 감사함과 고마움만 있으면 된단다.
세 번째는, 반드시 뜨겁게 사랑할 이를 만나거라.
아비로서 네가 사랑하는 이를 만나게 되면 많은 생각과 만감이 교차하겠구나. 예쁘게 키운 딸을 누군가에게 보내려니 마음이 좀처럼 행복을 빌어주지만은 못할 테지. 그럼에도 많은 회유와 유혹이 따를 것이야. 그러나 보는 눈이 크지 못할 테니, 가급적이면, 손과 입과 아랫도리를 함부로 놀리는 이는 피하길 바라는 구나.
그럼 뜨겁게 사랑할 이를 만날 간단한 사례를 이야기 해보마.
네 엄마를 봤을 때 나의 눈빛이 어떤지를 보면, 다른 누군가가 너를 사랑할 때도 같은 눈빛을 가진 사람을 만났으면 하는구나. 그 눈빛에 네 엄마의 행복이 담겨있기 때문이지.
그러나 그런 뜨거운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좀처럼 찾아볼 수 없겠지. 나도 내 아내를 만난 건, 내 삶에 있어서 유일한 천운에 해당하니 말이다.
엄마는 30대 중반에 처음 만났단다. 아빠는 집도 뭣도 없었지만, 없기에 그 누구도 옆에 있어주지 않았지.
그 와중에 엄마를 만났어. 엄마는 다른 여자와는 달리 아무것도 없는, 보잘 것 없는 아빠의 곁을 지켜주었지. 세상이 멈춘 것만 같았어. 그렇지만, 아빠는 엄마가 떠나갈까봐 매일 불안했어. 엄마는 아빠가 갖기에는 터무니없었고, 자격이 없는 사람이었거든.
아빠의 가치를 알아봐준 엄마처럼, 딸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볼 남자 역시 세상에는 정말 드물게 존재한단다. 결국 아빠는 엄마를 가졌고, 덕분에 평생을 괴롭게 살아도 전혀 힘들지 않았지. 그 따뜻함에 비하면 힘듦이 전혀 힘들지 않았기 때문이야
이 말을 한 결정적인 이유는, 여성은, 외로움 강한 동물이기 때문이야.
평생을 외로움에 모든 것을 빼앗겨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20대는 그 마음이 좀처럼 다가오지 않을 것이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다보니 부족하지 않을만큼의 사랑이 채워지기 때문이지. 하지만, 모든 것이 영원하지 않아. 그래서 네가 뜨거운 사랑을 할 이를 만나기를 바라는 것이고, 그 순간이 아름다움을 잃기 전이었으면 하구나.
마지막으로..
비단처럼 곱고, 꼬까신을 신고 걸을 네가 눈 깜짝할 사이에 커버린 모습을 생각하니, 눈가가 벌써부터 촉촉해지는구나. 앞으로 성장할 네 기로의 중요한 역할이 되어줄 것이니 꼭 마음 속에 간직하며 살아갔으면 좋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