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용인 애버랜드 푸바오 보고 온 후기
놀이공원에 정말 일면식도 없는 내가 후기를 남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정말 사람들이 많았고, 날이 좋지 않음에도 사람들이 정말 많은 걸 보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통이 아닌 것만 같았다. 또 물가는 얼마나 비싼지.
한탄으로 시작하는 에버랜드 후기.
처음부터 날이 안 좋은 건 아니었다. 오전에는 생각보다 날이 맑았음에도, 오후 2시 언저리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비도 막 내리는 것도 아니고, 찔끔찔끔씩 내리는 비였다.
그래도 오면서 인생컷 한 장을 남겨 다행이지만, 이렇게 보니 사람이 없어보였지만 실제로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했고, 처음 온 애버랜드다 보니 놀이기구가 다소 생소했다.
처음 내 눈에 들어온 건 애버랜드의 스타벅스였다. 나는 카페를 워낙 자주가고 스타벅스를 가야 하는 후기를 올릴 정도로 스타벅스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정작 놀이공원에 놀러 와서 이렇게 즉석으로 쓰고 있다. 물론 예약글로 올라가 저녁이나 내일쯤 올라가겠지만 말이다.
이곳에 온 목적은 푸바오였다. 요즘 애버랜드 판다는 정말 핫이슈다. 물론 계획에서 직접 애버랜드를 올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가족모임으로 오게 된 애버랜드에서 우연히 푸바오를 보게 되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어떻게 오자마자 어깨에 새똥을 맞는 일이 벌어졌다. 나는 처음 새똥을 맞아봤는데, 새똥 맞으면 로또에 당첨된다는 소리를 해서 로또도 구입했다. 1등하길 빈다.
애버랜드의 단점은 정말 오랫동안 기다려야한다는 것이다. 내가 애버랜드에 오면서 깨달은 건 다음에 돈 많이 벌어서 프리패스를 하고야 말겠다. 였다.
날씨도 꿀꿀하고 비도 내리는데 사람이 많은 건 둘째 치고, 푸바오를 보러 가는데 호랑이가 있었다. 호랑이가 있는 곳은 폭포가 내리는 정글형태를 갖춘 공간이었지만, 호랑이가 살기에는 다소 협소해 보였다. 그래도 호랑이의 위엄은 정말 대단했다. 나는 평소에도 호랑이를 좋아하지만, 실물로 봐서 더 좋았고, 한편으로는 이 호랑이들을 진짜 사바나에서 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바람이 있었다.
폰카라 화질이 그렇게 좋지는 못하다.
그래도 멋지다. 호랑이.
푸바오를 보는 여정은 생각보다 길었다. 기다란 줄은 물론이고, 푸바오를 보러 온다고 해서 바로 볼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일단 실내로 한 번 들어가면 포토존이 있다.
온통 팬다 천지다.
팬다한테 메시지도 보낼 수 있고, 앞서 말했던 것처럼 팬다 포토존에서 사진도 찍을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리고 실내를 지나면 판다를 볼 수 있다.
그리고 드디어 푸바오를 봤다. 매번 유튜브로 봤던 푸바오를 실물로 보다니 뭔가 감회가 새로운 반면, 판다가 소리에 예민한 동물인지는 몰랐다. 그래서 입장하기 전 직원들이 소리에 민감하니 정숙해달라는 요청을 하고는 했다. 푸바오를 보기까지 대기줄이 심히 길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역시 나중에 올 때는 프리패스로 들어가고야 말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했다.
사육사 할아버지에게 하던 애교는 전혀 볼 수 없었다. 팬서비스가 좋은 푸바오에게 내심 기대는 했지만, 푸바오는 내성적이었다. 낯을 가리는 건지, 게으른 건지 한 자리에서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았다. 5분 간 말이다. 푸바오를 볼 수 있는 시간은 딱 5분 주어진다. 기다리는 시간은 대략 25분. 평소 날이 좋거나 사람이 많을 경우는 1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인기쟁이 푸바오.
그리고 푸바오 반대편에는 러바오가 있었다. 솔직히 구별은 잘 되지 않았지만, 직원들이 알려줘서 알 수 있었다.
오늘 컨디션이 안 좋은 건지, 피곤한 건지 러바오도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얼굴을 보고 싶었는데 나름 아쉬웠다.
나는 놀이기구는 타지 않았다. 원체 무용한 것들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과 같은 걸 사랑한다. 인조적인 느낌은 오히려 피로를 가져다줄 뿐이었다. 어찌 됐든 가족들은 열심히 익스프레스를 타러 갔다.
이곳은 한창 에버랜드 아마존으로 열풍을 푸른 아마존익스프레스다.
한창 놀이기구를 탄 가족들과 함께 한 곳은 사바나였다. 남자의 로망인 사바나에서 기린을 보았다.
이곳도 들어가는 데는 정말 많은 우여곡절이 필요했다. 사람들이 정말 많았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만만치 않았다. 그렇게 해서 도착한 사바나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정말 많은 동물을 보았다.
낙타같이 생긴 것과, 홍학, 미어캣, 코뿔소, 산양이 대표적으로 볼 수 있는 동물이었다.
그리고 기다리던 기린과 코끼리를 보았다.
코끼리의 위엄은 정말 대단했다. 덩치며 먹이를 먹는 모습도 봤는데 역시 코끼리가 초식동물이라는 건 좀처럼 믿기지 않다.
그리고 대망의 기린.
ㅋㅋㅋㅋㅋ 기린이다. 기린도 인간이랑 동일하게 목뼈가 7개라는데, 인간과 다르게 참 길다.
난 살면서 기린을 처음 보는데 뭔가 신기하게 생겼다. 바보같이 생기기도 하면서 동물계 최고 포식자 중 한 명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되게 바보같이 생긴 기린인데도 역시 겉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될 것 같다.
나는 뭔가 다시 애버랜드를 온다면 아이들과 와야 할 것만 같다. 원체 놀이기구에는 관심이 없으니 말이다.
아마존 익스프레스 주변에 이렇게 공연을 하는 곳이 있는데, 여기에서 독수리 공연을 펼친다. 독수리가 날아와 표적을 물거나 팔에 타는 등 여러 가지 묘기를 보여주는데 되게 재밌었다. 하얀 새들이 나오는 장면도 있는데 찍지는 못해서 아쉽긴 했는데 그래도 눈에는 담았으니 후회는 없다. 사람들이 온다면 독수리 묘기는 꼭 한 번 봤으면 좋겠다.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들이 많았는데, 아이들도 정말 좋아했었다.
한 번은 꼭 보면 좋을 묘기였다.
비가 오기는 했으나, 나는 개인적으로 애버랜드의 배경이 마음에 들었다. 뭔가 드라마에 나올 법한 모습이 갖춰져 나중에 드라마를 쓰면 꼭 배경으로 쓰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날이 좋았으면 정말 보기 좋을 성싶었다.
정말 오랜만에 나들이를 나온 것 같다. 놀이기구를 탔다기보다는 힐링을 하러 온 것 같아서 생각보다 마음도 편해진 부분이 있다.
뭔가 자연 속에 있어야 확실히 행복을 느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