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사회생활하면서 느낀점
나는 미디어 쪽으로 4년 정도를 일하다가, 이번에 비슷한 업계 회사에 입사하여 두 달을 넘기고 있는 신입?이다. 전 회사에서 엄청난 압박감과 더불어 공황장애와 같은 정신병을 앓고 있는데, 더는 그 회사에서 일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러 결국 이직을 하고 말았다. 이직 역시 그리 달갑지 않았다. 내 경력은 프리랜서 격으로 4년을 보낸 것이기 때문에 변변치 않은 경력으로는 그 어디에서도 대접을 받을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연봉과 직위를 내려놓고 다운그레이드하여 중소기업에 입사하게 되었다. 중소기업에서 두 달간 겪은 일들을 보면서 참으로 많은 것들을 느꼈다.
갑을 가장한 을들의 미친 몸부림을.
이제 회사에는 속된말로 베이비 붐세대나 기성세대들을 찾아볼 수 없는데, 그래서 그런지 사장 격인 세대의 나이도 밀레니엄에 그치고 있다. 꾀나 직장에서 일 좀 한다는 사람이나, 계급장을 단 사람 역시 Z세대나 갓 90년대 생들이 턱걸이로 발을 얹고 있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느낀 것들 또한 있다.
기성세대만큼이나 갑질을 했으면 했지, 꼰대짓을 했으면 했지, 덜하진 않는다는 걸.
나는 예술과 같은 미디어 생활을 하며 베이비 붐 세대나 기성세대들에게 제대로 된 어른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런 세대가 자식을 낳아서 그런가 MZ세대 역시 제대로 된 어른으로 성장한 사람은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다.
이들은 도대체 다 어디로 간 걸까? 하늘로 솟았나? 땅으로 꺼졌나.
중소기업에서 사장이 면접볼 때 내게 첫마디를 건넨 건 그랬다.
“너 같은 애들이 성공하는 걸 못봤다.”
그럼에도 나는 입사를 강행했다. 어느정도 나이를 먹고 세상의 이치를 깨달아보니, 굳이 내가 그 사람에게 갚아주지 않아도 이 세상은 자연의 순리대로 자신이 한 말을 거두기 때문이다.
직장의 계급장을 가진 사람 역시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했던가.
왜 자신들이 갑질과 온갖 권모술수를 써가며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는 것을 모르고 있을까. 입사 동기는 스트레스성 기관지염으로 거진 세 달을 앓고 있는데, 그들은 계속해서 그를 괴롭히고 못살게 굴었다. 결국 퇴사를 하고 말았고, 퇴사를 하면서도 사람들은 그를 놀리고 조롱한다. 나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들과 단 한마디도 사적인 말을 섞지 않았다. 네 편도 내편도 아니니 그 누구의 편도 아니라고 했던가. 나는 고스란히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을 받아야만 했고, 불편한 시선은 당연히 거리를 두게 만들었으며 자기계발을 꾸준히 하는 나로서는 사람들 간의 교류가 피곤하게만 느껴진다. 나는 휴식이 있어야 충전을 하는 타입이지만 그들은 놀아야 충전이 되는 편이다. 그렇지 않다면 인간관계로 인해 억지로 그런 삶을 살고, 꾸준한 연기를 통해 자신을 잃어버린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더 큰 문제는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로 배운 것이라고는 긍정보단 부정적인 영향들이 더 크다.
바로 책임감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안 좋은 건 빨리 배운다고 했던가 정말 기가막히게 남탓하는 것만 배워서 서로를 물어뜯고, 후임은 팀장에게 여우짓을 하며, 남자는 자신의 항문을 빨아주는 사람에게 쓸개도 빼준다.
중소기업이 왜 중소기업인지를 보여주는 가장 큰 이유를 여가없이 보여준 사례이다.
하지만 이쯤에서 끝나지 않는다. 중소기업이 더 확실히 중소기업임을 보여주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바로 쉬운 일도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난 두 달간 일을 하면서 세 개의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나름 글이나, 기획단계는 기존에 했던 일이라 자신이 있었지만, 영상과 각본과 소설에는 기승전결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가 글을 천부적으로 잘 쓴다거나, 엄청난 실력자라고는 할 수 없다. 그렇지도 않다. 나는 그저 글을 사랑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기승전결 대로 스토리를 구성했지만, 팔과 다리를 잘라 전과 승으로 광고를 만든다. 결국 최종에서는 세 번씩이나 팔 다리를 자른 걸 본드로 붙이는 작업을 마감 직전에서야 하고 있는 걸 두 눈으로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소통을 이루고 티키타카가 이루어진다. 인력 고용도 많을 뿐더러, 무식한 사람이 엉덩이가 무겁다는 이유 하나로 직책을 맡아 프로젝트를 얽힌 실타래처럼 만들어 놓는다. 당연히 팀장은 자신이 일을 잘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나는 두 달간 중소기업에서 일하면서 느낀 것들을 앞으로 직장 생활을 고려하는 분들께 공유하고 싶다.
절대 중소기업을 가지마라. 갈 거라면, 스타트업에 입사해 회사의 성장과 나의 성장을 함께 올리기를 바란다. 중소기업에는 생각보다 제정신으로 일 하는 사람은 없다. 게다가 책 한 권 떠들어보는 사람도 없으며, 자신의 분야의 스탠더드형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드물다. 아니 없다고 봐도 무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