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엄마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어렸을 때의 어머니의 역할이 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다룸.) 어머니는 자식을 낳은 입장에서 대단하다는 건 여지없다. 하지만 아들이든 딸이든 그런 건 전혀 알지 못한다. 그리고 부모님은 너 낳으려고 엄마가 고생했다는 말을 한다. 전혀 공감하지 못한 말들을 태어날 때부터 깨닫기 전까지 쉬지 않고 얘기한다.
일단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연애를 한 번이라도 해본다면 이게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어렸을 때 어머니와 성인이 되어서도 여성은 공통점이 있다. 전혀 남자의 입장에서는 생각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어머니를 보면서 느꼈다. 그리고 성장을 하며 지금까지 거쳐온 여성들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설명해보고자 한다. (여성이 나쁘다 그런 건 아니다. 그렇다고 여성을 배려하지 않기 위해 글을 쓰는 것도 아니다. 아들의 시점에서 어머니라는 여성을 바라본 관점이다)
아들은 이기적이다. 태생적으로 이기적이었을까? 내가 듣고 싶은 것만 듣고자 한다. 일명 남자들은 태어날 때부터 귀머거리라는 질병을 달고 태어난다.(진짜 귀머거리가 아니라 듣고 싶은 것만 듣고자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엄마의 의견을 잘 수용하지 못한다. 아버지의 말을 수용하는 이유와 어머니의 말을 수용하는 이유는 화를 냈을 때의 잠깐 뿐이다. 하지만 아들이 왜 그러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어릴 때는 자식이든 부모든 예외 없이 놀고 싶어 한다. 하지만 부모님은 공부도 안 했으면서 아들에게만 공부하라고 한다. 자기처럼 키우기 싫다고 이기적인 선택을 자식에게 강요한다는 점이다.
어머니는 (지금까지 만나온 여성들 포함) 전적으로 자기중심적인 생각과 판단 하에 아들을 바라본다. 전혀 아들의 입장과 남자라는 성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남성을 여성으로서 키우려고 한다. 아들은 인정에 굉장히 예민하다. 그런데 어릴 때부터 어머니는 돈에 엄청 예민하다. 성장을 하면 여성들은 돈에 엄청 예민하고 물욕이 상당히 강하다. 오히려 남자들은 자기가 벌어들이는 선에서 만족하며 사는 경우가 많다. 아버지가 그랬다. 물론 사회적인 인정을 받고 싶어 무리하는 남자들이 못된 짓을 해 집안을 몰락시키는 경우가 흔하게 발생한다.
남자들은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없는 때가 있다.
그것이 바로 미성년자일 때다. 문득 어머니의 사랑을 받고 싶은 것이 잘못 되었음을 직감하고 남자가 울지 말아야지,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네가 살만하니까라는 등의 경험해보지 못한 이야기들을 줄줄이 늘어놓는다.
그리고 어머니들의 공통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어머니는 항상 돈이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아들인 내가 성장을 해보니 사회적인 인정은 돈을 얼마나 버느냐와의 직접적인 연결이 지어진다. 얼마나 공부를 많이 해서 어머니가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요즘 세상이 그렇게 돌아간다.
나는 어릴 적 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학대를 하던 아버지보다 어머니가 더 밉는게 현실이다.
적어도 아버지는 사회적 인정과 돈을 많이 벌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처맞기만 정말 더럽게 많이 맞았지만, 마음의 동요는 물욕에 더 치우치게 된다. 학대는 앞으로 다시 일어날 일이 없는 반면, 돈은 먼 훗날 즉 죽기 전까지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더 큰 문제점은.
가정사는 여성에 의해 결정된다라는 점이다.
어머니는 사람의 말을 진심으로 듣지 못한다. 오히려 어린 내게 엄마를 이해해달라며 요구한다. 당시 나는 어머니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몰랐다. 남자들은 1차원적 회로를 가지고 생각한다. 그런데 성인이 되어보고 여성의 마음을 보니 여성의 마음은 정말 3차원 이상을 넘어 10차원 적으로 복잡하게 이루어져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늘 상상과 생각이 따라붙는 여성의 삶이란 어쩌면 개인적인 입장에서 보면 피곤할 수도 있지만, 그런 복잡한 생각을 고작 10살에 불과한 아이에게 이해하라니, 뭐 큰 걸 바라냐니 등 이해할 수 없는 말만 족족 늘어놨다.
이 정도까지만 해도 정말 다행이다
내 어머니는 나처럼 키우고 싶지 않다는 말을 하지만.
정작 우리에겐 공부하라면서 자신은 공부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내 부모는 정말 비겁한 사람이었다. 한마디로 부모의 자격이 없는 사람이었다.
어머니가 내게 미친 영향은 정말 작지 않다.
내가 이 삶을 살아가는 이유는 내 어머니로부터 받은 딱 한 번의 칭찬이었다.
마을 한 여아의 생일에 맞춰 학종이를 접어 선물했을 때, 돈이 아니더라도 노력해서 사람을 행복하게 하면 칭찬을 받는 구나. 라는 깨달음이었다.
나는 그 마음으로 지금을 살아가고 있고, 그 한 번으로 누군가에게 베푸는 게 행복하다.
백마디의 말보다 한 번의 행동이 나를 바꾼 셈이다. 그런데 나는 많은 연애를 하면서 이런 습관을 가진 여성을 본 적이 없다. 늘 여성들은 뭔가 자신의 허황된 삶에 취해 있음을, 자신의 삶을 누군가에게 편승해 가는 모습만을 봐왔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을 못 봤고, 거짓말처럼 입에 밴 다이어트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은 좀처럼 없었다.
어머니에겐 따뜻함이 있다.
여성이 가진 그 따뜻함 포근함이란 장점은 늘 휴짓조각처럼 사라져버리고, 더 강한 욕망과 물욕으로 인해 자신을 소비했다.
두 번째로 모든 어머니가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어머니는 나이가 들수록 욕심이 많아지고, 입이 가벼워진다는 점이었다. 남자들은 대부분 어릴 때 성욕을 달고 살지만, 여성들은 그 반대다. 오히려 나이가 많아지면 입이 거칠어지고, 욕심도 많아지고 늘 화근이 된다. 그리고 그 욕심이 자식의 욕망과 맞물려 늘 가정에 불화가 번진다. 1차원적인 아들은 뭐가 문젠지 모르고 자신의 머릿속에서 상상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선택한다. 그냥 아무 말을 하지 않는 것으로.
그것이 어머니는 자신이 이겼다는 생각을 하며 으름장을 늘어놓았다. 그래서 그런지 어머니와 아버지는 늘 대화가 없으셨다.
뭐가 문젠지는 모르겠지만 아들은 어머니를 좋아한다. 왜냐하면 아버지보다도 어머니는 유대관계가 깊기 때문이다. 반대로 여자친구가 생기면 어머니를 쳐다도 보지 않는다. 내 어머니는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훗날 결혼하기 전 아들이 효자가 된 건 어머니 때문이 아니라 아버지 때문이라는 점을 알게 된다. 묵묵히 돈을 벌어오고 사회생활을 하며 이 고생을 했다는 걸 생각하면 여전히 눈시울이 붉어진다. (물론 내 아버지가 부모의 역할을 똑바로 한 건 아니다)
내가 생각한 어머니는 밥통이었다. 밥만 주고 빨래만 하는 사람.
따뜻함은 없고, 온전히 삶에 찌든 사람만으로 남았다.
나를 낳은 게 불행한 사람처럼 늘 인상을 쓰고 화를 낸다.
나는 내가 선택해서 세상에 나온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왜 이렇게 어머니의 불행이 나의 불행으로 연결되어야 하는지 마음이 먹먹해지는 순간이 많다.
만약 내가 다음에 만나야 하는 여성이 있다면, 그 여성은 들을 줄 아는 지혜로운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은 명백하다.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말을 내세우고자 하기 때문에 그런 여성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나는 어머니의 관계에서 이로운 점이 많지 않다.
백날 내가 너를 낳으려고 이 생고생을 했다고 해도 나는 어머니의 마음을 공감할 수 없다. 내가 나온 건 나의 의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나이를 먹으며 느낀 것은 그렇다.
아들은 사랑이 있어야 한다.
딸의 입장에서는 모르겠지만, 분명 아들은 사랑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살아갈 힘이 생긴다. 이 세상은 돈으로 살아갈 수 없다는 걸 느꼈고, 사랑이라는 게 있어야 다 없어도 세상을 헤쳐나갈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마음이 빈곤한 건, 애정결핍이 있는 건, 자식의 문제가 아니다.
아들 입장에서 엄마의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가다.
나는 저출산에 대해서 이미 다룬 적이 있지만, 저출산의 영향이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본다. 그래야 피해볼 아이들이 하나라도 적어지기 때문이다.
내가 바라본 세상의 여성들은 결코 지혜롭지 못하다. 세상 사람들이 말하길 대한민국은 정말 똑똑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런데 자국민이 바라봤을 때 한국인은 전혀 똑똑하지 않고, 모두가 사기꾼으로 변질되어 있다.
그저 인간이란 탈을 쓰고 있을 뿐이다.
사랑으로 낳았으면 사랑으로 길러야 한다.
자신의 욕심은 내려놓고 말이다.
아들은 아버지보다 90퍼센트 이상의 어머니의 영향을 받고 자란다.
그런데 어머니는 아들에 대해 10퍼센트도 모른다. (딸의 입장에서 본다면 같은 여성으로서의 어머니는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저 비난과 욕만 할 줄 알지.
내가 어릴 때 어머니의 말을 듣고 엄마는 엄마의 자격이 없구나를 듣게 된 계기가 있었다.
“어릴 때 나 좋다는 남자가 니 아빠 말고도 여럿 있었다. 내가 그때 돈 많은 놈한테 갔어야 했는데.” 이 말이었다.
분명 어머니는 우스갯소리로 말했을 테지만, 어릴 때 나는 그 말을 직역해서 들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 엄마는 정말 엄마로서 자격이 없는 사람이구나.’라고.
예비 어머니들에게 전해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남자는 각오 한 번이면 성공하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
공부를 많이 하지 않아도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이다.
아들이 그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공부가 아니라 어머니가 아들과 소통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사랑만 있으면 된다. 그럼 유대관계는 이로 말할 수 없이 평생을 가게 된다는 것을.
백날 사교육에 돈을 처바를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모든 게 나쁜 건 아니었다.
의도치 않게 어머니의 칭찬 한 번이 지금 나를 살게 만들었으니까.
내겐 아무것도 주지 못한 어머니였지만, 그래도 삶의 소중함을 얻은 후로는 어머니의 이면에는 두려움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었다.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자식을 그리 몰아세웠으니 얼마나 뒤에서 우셨을까라는 생각을 하면 나 또한 마음이 찢어진다. 그 누구의 편도 없이 혼자서 자식을 키웠으니 말이다. 당시에는 내가 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을 나이었으니..
나는 결혼을 하기 위해서 부모님과 같은 수순을 밟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생각보다 비극은 내게 긍정이었다. 만약 내가 멋모르고 결혼을 했다면 그 결혼은 정말 파국으로 치달았을 것이다.
20대 나는 자제력이 없었고, 판단력이 미숙했으며 결코 책임감이 있다거나 하지도 않았다. 그런 내가 결혼을 했으면 지옥구덩이로 뛰어들어가는 것이었다.
덕분에 나는 내가 세상을 이해할 날이 오면 그때서야 결혼하기로, 만약 그런 날이 오지 않으면 결혼을 하지 않기로 했다. 물론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는 면이 없지 않아 있는데, 아내를 불행하게 만들고 자식을 불행하게 만드는 방법보다는 백번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