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있어서 좋아하는 게 있다는 건 정말 좋은 것 같다.
밤 운동을 끝내고, 샤워하다 보니 어느덧 새벽이 찾아왔다.
문득, 침대에 누웠는데 갑자기 떠오르는 질문을 내게 던지는 것이다.
내가 열심히 사회생활을 하고 집에 돌아와서 좋아하는 걸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이냐면 대부분 많은 사람들은 일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면 침대에 누워서 스마트폰을 보거나 넷플릭스 영화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데,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있다면, 그렇게 누워있지 않을 수 있다. 물론, 잠깐 쉬면서 영화를 본다거나, 스마트폰을 보면서 여가를 보낸다거나 하는 게 나쁘다는 건 아니다. 그런데 이 행동은 자칫 잘못하면 게으름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어릴 적 어머니나 아버지를 봤을 때, 일을 끝 맞히고 돌아오면 늘 티브이 앞에 앉아 주는 밥 먹고 다큐보고 하루 패턴이 그게 끝이었다. 어머니도 일하고 나면 연속극을 보는 날이 많았다. 그런데 부모님의 발전은커녕 게으름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내가 집에서 쉬는 동안 계속 집에 있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참 다행이다. 물론 사람마다 케이스가 다르기 때문에 이게 맞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집에서 에너지를 충전하고 밖에서 100퍼센트 쏟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이런 사람들은 극소수에 해당하고, 100퍼센트 에너지를 쏟을 만한 무언가가 외부로부터 존재하기 때문에 그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귀찮아, 피곤해, 술 먹을래? 오늘 뭐할래? 오점뭐? 등 이런 삶의 패턴이 연속이다.
그런 사람들에게서 크게 대단하다거나, 배울 점이 있다거나 하는 사람들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내 기준에서) 물론, 엄청난 성공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최소한의 그 사람에게 배울 점이 있으면 하는데, 생각보다 주변을 둘러보면 그런 사람들이 없다. 미안한 말이지만 내 부모에게서도 배울 점은 없는 것 같았다. 조금의 거짓을 보태도, 성인이 된 지금 생각해 봐도 배울 점이 없는 것 같았다.
항상 얘기하다보면 구구절절 서론이 너무 긴데.
뭔가 좋아하는 일이 있으면 게으름이 생각보다 많이 줄어든다. 뭔가를 하기 위해서 몸을 꾸준히 움직이게 되니까 말이다.
일과 후 운동이 좋은 사람들은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처럼 나에게도 꾸준히 글을 쓰는 재미가 이 세상 그 무엇보다 재밌다. 이게 일이 되는 순간부터 지옥이 되지만, 이렇게 밤이나 쉬는 시간에 잠깐 짬 내서 떠오르는 글을 쓰는 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아닌가 싶다.
정말 거짓말 안 하고, 어차피 지출 비용도 엄청 적은(한달 평균 약 30만 원 지출) 나로서는 10억만 있으면 평생 글만 쓰다가 죽을 생각도 있다.
아무튼 그만큼 글 쓰는 걸 좋아한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글을 막 엄청 잘 쓰거나, 어릴 적 난다 긴다 하는 애들처럼 상을 받아봤다거나 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나는 중학생 때 한글을 뗐을 정도로 언어가 엄청 느렸다. 한마디로 똥멍청이였다. 자폐기질도 있었고, ADHD에 걸려 10대의 삶이 난잡했지만, 시기는 기억이 안 나지만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이었을 것이다. 국가대표 기계체조 양태영 선수를 보고 운동을 좋아하게 됐는데, 물론 몸이 엉망진창이라 기계체조는 거들떠도 못 봤고 당시 평행봉을 하는 걸 보면서 그거라도 따라 하고 싶어서 열심히 했던 기억에 당시 엉망이라고 생각했던 내 머리가 조금씩 좋아지는? 개선되는 순간을 맛본 적이 있다. (지금 평행봉 정말 잘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나는 양태영 선수를 잊을 수가 없다.
무튼, 또 서론이 길었다.
글을 쓰는 걸 좋아하다보니, 글을 읽기도 한다. 즉 이 말은 파생이 된다는 것이다. 하나의 점이 다른 하나의 점으로 연결이 되다 보니 점은 선이 되고 그 선이 모형을 이루면 도형이 된다. 그렇게 막 글을 두서 없이 쓰다 보니 재미로 쓰는 글이 독서를 하게 만들고, 독서를 하던 습관이 다시 좀 더 나은 글을 쓰게 만들고, 그러다 보니 두서없이 웹소설까지 내게 되었다. 물론 인기는 없다. 글도 엉망진창이고. 열심히 쓴다고 쓰는데도 엉망인 내 글은 남에게 보여주기가 부끄러울 정도다.
그래도 나의 만족으로 글을 쓰고, 이번에 한 편 더 웹소설을 내게 되는데, 나는 부자가 되지 않아도 이렇게 세상에 흔적을 남겼다는 것만으로 엄청 기쁘고 행복한 순간을 살아가고 있다.
정말 대단하다고 여기는 건, 내가 중도 포기를 하지 않고 마감을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나만의 도형을 만든 것이다.
최근 정보라 작가님의 소설 저주토끼를 읽었는데
단편으로 글을 쓰셨는데, 글을 읽으면서 정말 혀를 내둘렀다.
진짜 공부를 했던 노력이 들어갔든 뭘 했든 저주토끼를 읽으면서 이 사람은 천재구나 싶었다.
드라마로 치면 김은숙 작가님처럼 정말 혀를 내두르게 된다.
나는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을 보면서, 배우분들이 연기를 잘한 것도 있지만, 정말 완벽한 서사를 가진 대본이 아닌 가 싶었다.
이 두 분을 보면서 정말 천재는 존재하는구나.
참고로 난 김은숙 작가님 때문에 서울예대에 입학했다. 물론 돈이 없어서 중도 자퇴하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천재적인 글솜씨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하곤 한다.
하지만 좀처럼 오래 앉아있기가 힘들고, 집중력이 부족한 게 더 문제라면 문제지만, 좀처럼 젊을 때만큼의 집중력이 발휘가 안 된다. 워낙 다사다난한 삶과 실패의 연속 그리고 변명이라면 변명일까 나는 일반인과는 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예를 들면 종교적인 것과는 다른 미신 쪽? 직접 말하기는 좀 그렇다) 아무튼 좀처럼 삶이 아무 이유 없이 고꾸라질 때가 많다.
그럼에도 한 줄기 빛이라면 이렇게 글 쓰는 것이 참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결론은, 많은 사람들이 인생에 있어서 도형을 만들어가는 삶을 하나쯤은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다. 지루하고 재미없는 삶에 그런 낙이라도 있어야 미래가 그나마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하필 새벽 1시에 떠오를 게 뭐람.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돈도 벌고 행복도 만끽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염원한다.